하남수산물시장
글. 사진 ⓒ 천진낭만생활
바야흐로 숫꽃게가 맛있다는 게철이 돌아왔습니다. 갑각류 매니아 두 분을 모시고 살기 때문에 활꽃게로 갓 쪄서 밥상에 올려야 하죠. 코로나19로 두문불출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게만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원래는 가락시장으로 가려고 했는데 비슷한 거리에 하남수산물시장도 있다고 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하남수산물시장이 규모가 엄청 크지는 않지만 외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산물시장만의 비릿함이 적다는 느낌이 있어 좋았습니다. 따로 영업도 안하실 뿐더러 게 시세 확인 차 여러모로 물어봐도 모든 가게에서 굉장히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죠. 정말 굉장히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큼 응대에 있어서는 만족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수산물 시장이 불친절하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어쨋든 하남수산물시장은 기분 좋은 수산물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 퇴소 + 자택감금을 당하고 있는 아들도 오랜만에 바깥 세상 구경에 신이 잔뜩 났습니다. 벌써 한 해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지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더 구경할 수 있도록 두었지요.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아도 마치 아쿠아리움에 온 것 처럼 즐겁게 구경하면서 놀았습니다.
하남수산물시장에 방문 전에 어디가 친절한지 저렴한지 신선한지 찾아보고 왔는데, 많은 리스트 중에 올랐던 가게 중 한 곳이 가야수산(031-791-6076)입니다. 다른 가게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는데 가야수산 사장님은 아이에게 꽃게 체험을 시켜주셔서 최종 결정하게 되었죠. 꽃게는 1kg 당 27,000원으로 다른 가게 30,000원 ~ 35,000원보다 저렴했지만 씨알이 조금 작은 편이기도 했습니다. 엄청 차이가 크진 않아서 가격대가 저렴하고 좀 더 적극적인 친절함을 보인 가야수산 픽했습니다. (참고로 사장님과 친분은 0인 순수한 가야수산 리뷰입니다.)
이 날 시세가 꽃게 1kg 27,000원, 대게 1kg 42,000원이었습니다. 대게는 보통 1.2 ~ 1.5kg라고 하는데요. 꽃게철이긴 하지만 꽃게만 또 먹기는 아쉽지 않을까 싶어서 대게 한마리와 꽃게를 같은 주문했습니다. 간혹 찜비용을 받는 업체도 있는데 하남수산물시장은 제가 여쭤본 가게들은 모두 찜 비용은 서비스라고 하시더라고요. 약 20분 정도 기다리시면 바로 게들이 쪄서 포장된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야수산 안에서 믹스커피 한잔 내려마시며 기다렸습니다. 일단 들어오면서 도마 청결한 100점 만점에 100점. 사용 안한 것처럼 깨끗하게 관리하시더라고요. 시장통의 수산물 가게하면 커다란 원통 나무 도마에 비릿한 냄새 그리고 물때가 잔뜩한 가게가 먼저 떠오르는데 그런 것은 찾아볼 수가 없는 곳입니다. 내부에도 수산물들이 있어서 아들은 한번 더 아쿠아리움 타임을 가졌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게가 다 쪄졌습니다. 스티로폼에 포장해주셔서 집에 가져와서 먹을 때까지 따끈하게 보온이 되었죠. 원래는 대량 구매해서 냉동실에 쟁여둘까 했다가 생각보다 거리가 오가는데 부담이 없어서 먹고 싶을 때 제철 수산물로 사서 먹자고 하루 먹을 만큼만 구매해서 왔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여러 끼니를 먹게 될 줄은 이때는 몰랐죠.
먼저 간식으로 대게살을 발라서 먹었습니다. 저녁 전 간식 타임이라서 일단 다리 살을 발라서 먹고요. 저녁에는 꽃게 넣고 꽃게 라면을 끓여서 먹었죠. 그 다음날 점심은 대게 몸통으로 볶음밥을 하고 남은 게살은 저녁에 또 한번 먹었습니다. 양이 많지는 않기는 했지만 다른 밥반찬들과 먹다보니 이틀에 걸쳐서 먹게 되었네요. 하지만 이틀은 먹고 손에서 게 내음이 올라와도 질리지 않는 맛이란 것. 특히 꽃게 라면은 역시 우리가 아는 그 맛입니다. 조만간 다시 한번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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