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The Inter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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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개봉 : 2015.09.24.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21분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출연 : 앤 해서웨이(줄스 오스틴) / 로버트 드 니로(벤 휘태커) 등

* 영화 스포가 있으니 보시려면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세요.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는 시니어 인턴쉽을 통해 온라인 패션몰 어바웃 더 핏에 취업한다. 그리고 어바웃 더 핏의 대표 줄스(앤 해서웨이)의 직속 인턴으로 배정된다. 줄스는 전업주부에서 1년 반만에 어바웃 더 핏을 22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킨 슈퍼맘으로 매분 매초를 일과 가정의 살벌한 줄타기 속에 살아가고 있다. 40년의 직장 생활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여유까지 갖춘 벤은 직장 동료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까칠하고 삶에 쫓기는 줄스를 변화시키는 70세 인턴 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인턴이다.

2021년 목표로 월 1회 영화 한 편 읽기에 도전하고 있고, 1월의 영화는 인턴이다. 큰 의미가 있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고 넷플릭스에 있어서 출퇴근길에 보게 되었다. 일단 재미있다. 직장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로버트 드 니로는 역시 멋있고, 극 중 벤은 더 멋있다. 앤 해서웨이는 여전한 미모를 뽐내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벤에게 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더욱 집중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과 배려심을 보고 있자니, 언젠가 내가 나이가 지긋해지면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어야 저렇게 될 수 있을까 고민도 되었다.

목표의 첫 영화로는 무겁지는 않았다. 이전부터 눈독 들이던 영화였던터라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벤의 사려깊고 통찰력있는 말과 행동에도 반했지만, 220명의 유니콘 기업 수장인 줄스 역시 나와, 그리고 우리의 걱정을 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선택에 있어 줄스 역시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내가 처한 환경 하나 하나에 의문을 품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직책이 올라가면서 책임감과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겠지만 각자가 느끼는 선택의 부담은 동일하지 않을까. 지금 내 위치에서의 선택 하나하나가 나를 만들어감에 있어 중요한 결정임에는 분명하다. 때문에 이슈에 있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내가 줄스와 같은 위치에서도 여전히 똑같은 걱정과 불안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것은 연륜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 마음을 비워야 해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의 끝에 다다랐다.

가벼운 코미디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영화라고 나는 평해보겠다. 그리고 하나 더하자면 극 중에서 벤이 페이스북을 가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줄스의 도움으로 가입에 성공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꽤나 감명 깊었다. 사회 생활로 따지자면 어린 나이가 아닌 어중간한 나이가 되어서는, 90년대 생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나날이 느껴진다. 최근 받은 이력서의 친구 나이가 96년 생이었다. 그들이 입사하면 나를 어떻게 볼지부터가 두렵기는 하지만, 벤은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과 노련함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했고, 밤 늦도록 그들과 함께 숨쉬기 위해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두려움보다는 도전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바뀌는 것이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닫는 영화였다. 마지막으로, 깔끔한 복장이 상대에게 주는 이미지의 파괴력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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