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 문화/서평
- 2020. 9. 19.
처음으로 윌라 완독을 마쳤다. 책 읽기 빠듯한 일상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것도 궁여지책인 셈이다. 역시 활자화된 책을 직접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지 않다보니 공허하게 떠나가는 단어들이 못내 아쉽긴 하다. 아직 한달 무료 기간 중이라서 고민 중이다. 카트라이더 하는 시간을 10분만 쪼개서 책을 들어볼 것인지 출퇴근 자동차 안에서 발췌독 느낌으로 윌라를 계속 들을지. 어쨋든 그것이야 두번째 책인 데일리카네기 <인간관계론>을 다 듣고 나서 결정하기로 했고, 윌라 첫번째 완독서인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신호를 차단하고 깊이 몰입하라
제곧내라는 신조어가 있다. 제목이 곧 내용이라는 뜻인데,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의 부제인 "신호를 차단하고 깊이 몰입하라"라는 한 문장이 이 책의 줄기다. 그리고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진정한 상위 1퍼센트들의 이야기를 담는 책이다. 오디오북 첫 시작으로 잘 선택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사례가 많은 자기계발서이다보니 사례 몇 개쯤 놓쳐도 전체 맥락을 놓치는 일이 없었다. 모든 사례의 중심은 <신호 차단>과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호 차단이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저자인 정주영 작가는 이토록 열광을 하며 책을 썼던 것일까. 그리고 어떤 내용이길래 독자들은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이 책에 던졌을까.
많은 사례를 써내려가지만 작가의 이야기만 살짝 들춰낸다면, 그는 난독증이라는 넘기 어려운 벽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을 거쳐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대표적인 성공 인물 아닌가. 그 누구보다 외부 신호를 차단하고 자신의 길을 올곧게 걸어와서 결국 성공을 거머쥔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에는 그와 비슷한 성공을 한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그렇다. 신호 차단이라는 것은 외부에서의 나에 대한 평가를 무시할 수 있는 감정의 벽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서 나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신호이다. 얼마나 많은 재능이 사회적 신호로 인해 사그러드는지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천재에서 범인(凡人)이 되어가는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적 신호를 끊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 면전 앞에서 박대하는 몰상식한 인간들이 존재하는 한 더욱 그렇다. 능력과는 별개의 이유로 부정적 신호를 우리는 끊임 없이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신호를 무시하는 일 자체가 성공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물론 성공의 단계에 올라선 것은 아니나, 비슷한 경험으로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달려와 관리자의 위치에 올라선 나 역시 어쩌면 신호 차단의 일부는 성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내 경우에는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환경적 이유가 있었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맥락이 비슷하다. 그리고 결과물을 놓고 봤을 때 실제 효용을 느낀 나로서는 일부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가난한 주인공의 성공기가 바로 그것이다. 가난하지만 의지 있는 주인공은 궂은 일을 겪어도 쓰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나가 해피엔딩을 보게 되는 장면을 봐왔었다.(최근에는 시나리오의 다양성이 풍부해지면서 적어지긴 한 것 같다.)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드라마의 내용이 사실 누군가는 실제로 이뤄낸 결실이라고 생각하니,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동기 부여가 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성공하라고 등을 떠미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신 스스로는 누가 뭐래도 훌륭한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해주고 싶다. 나처럼 주변 시선을 조금 덜 쓰는 나이보다는 더욱 훌륭한 영양분이 되지 않을까. 때문에 제목을 하버드(대학 수험생 타겟)를 겨냥해서 넣었던 것도 있지 않을까 한번 생각해본다.
지금 듣는 인간관계론이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의 연장선에 있는 책이다. 데일리카네기의 책은 말할 것도 없이 익히 유명한 책이라 많이 읽어봤으리라. 10년 전에 한창 영어에 빠진 때에 원서로 읽었던 적이 있었지만, 영어에 빠졌다고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번역본을 듣기로 했는데 내용이 역시 굉장히 매력적이다.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이 부정적인 사회 신호를 차단하고 나의 과업에 몰입하여 성공하는 이야기라면, 인간관계론은 부정적인 신호가 아닌 긍정적인 신호로 상대방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드는 이야기다. 큰 맥락에서 두 책 모두 어떤 신호를 보내고 받느냐의 이야기인데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다음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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